박경리문학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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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등록자 공원지기 등록일자 2010.03.10
IP 61.82.x.147 조회수 937


그저

                최희응


그저 조금
아주 조금만
살다가
가는 것 이라고
수십 번도 더
남의 말처럼 하다가도
돌부리에
조금만 다쳐도
왜 그리 신경이 쓰이는지

그저 조금
아주 조금만
살다가
가는 것이라고
수십 번도 더
남의 말처럼 하다가도
내 것 하나
그냥 주려면
왜 그리 서운한 마음이 드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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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결혼식이 끝나고 장인은 사람이 없는 곳에 가셔서
혼자 우셨다고 합니다
어찌 장인만 그러겠습니까?
딸 사진 모든 아버지가 다 그러했을 것입니다.
아마 딸은 보낸다는 생각이 더 들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보낸다.
온다.
모두 생각의 차이일뿐인데......

누군가가 그랬습니다.

지구 밖에서 본다면
거기나 여기나 모두 그게 그거라고.

단 하나의 점이라고......

30여년 동안 애지중지 했던 것을
<박경리 문학공원>에 기증하기로 결정되고 나니
바로 제가 딸을 시집 보내는 기분이었습니다.

한점 한점 추억이 깃들여진 것을.
왜 그렇게 서운한 마음이 드는지.

내게 있건 거기에 있건 그게 그건데...
그렇게 마음을 위로해 보지만
그래도 마음을 내려놓지 못합니다.

그러나 더 나은 곳에서
더 많은 사람에게서
사랑 받고 살아 가기를 기도합니다
그래도 마음이 놓이는 것은 헤어지지 않고 한 군데로
간다는 것입니다.
같이 산 기간이 얼마인데....

언제인가
그가 떠나든
제가 떠나든
떠난다는 사실은 틀림없을 것입니다.

마음 비우기,
마음 내려놓기,
아마 당분간은 몹시 힘들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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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희응 선생께서
30년간 애지 중지하던 일제 강점기 교육자료와 문학서적을 모두 공원으로 보내고
자신의 카페에 쓰신 글입니다.

왜 안그러겠습니까?
참으로 서운하셨을줄압니다.
최선생님의 글을 복사해 책상 옆에 붙여두고 두어달이 지나도록 계속
보고 있는 중입니다.


박경리문학공원엔 지난 12월 말 부터 뜻 깊은 일이 진행되었습니다.
평생 교직에 계시면서 여행 한 번 안가고
술 한 잔 안마시고 모은 귀한 자료를
토지의 배경인 일제 강점기와 맞아 떨어짐에 착안해
박찬언 선생의 중재로
최희응 선생께서 모두 무상으로 내 놓으신 것입니다.
딱히 조건도 없이
박경리 선생님을 존경하며
이 자료들이 사장되지 않고
나라 잃은 백성들이 어떤 교과서로 공부했는지
후손들에게 보여주라고 하십니다.

선생님의 귀한 뜻을 알고
강원역사교사모임 선생님들께서
방학동안 한참을 나오셔서 시대별 분류 작업을
도와주셨습니다.

공원에선 매일매일 소박한 밥상을 마련해 정을 나누었지요,

이제 이 자료들은 원영주(옛집지기)선생의 자료구축작업을 통해
이색적인 북카페로 거듭나게 됩니다.

요즘은 일본어 지원을 위해 88세 어르신이
한문 지원을 위해 73세 어른신이 일주일에 세번
몇시간씩 나오고 계십니다

마음을 모으는 이 일이 좋은 결과를 맺을 생각에
참으로 감사합니다

그저
감사 할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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