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리문학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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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잘 하는 사내
등록자 공원지기 등록일자 2008.08.27
IP 61.82.x.147 조회수 904


일 잘 하는 사내

                    박경리

다시 태어나면 무엇이 되고 싶은가
젋은 눈망울들
나를 처다보며 물었다


다시 태어나면
일 잘하는 사내를 만나
깊고 깊은 산골에서
농사짓고 살고 싶다
내 대답


돌아가는 길에
그들은 울었다고 전해 들었다
왜 울었을까


홀로 살다 홀로 남은
팔십 노구의 외로운 처지
그것이 안쓰러워 울었을까
저마다 맺힌 한이 있어 울었을까


아니 아니야 그렇지 않을 거야
누구나 본질을 향한 회귀본능
누구나 순리에 대한 그리움
그것 때문에 울었을거야



2006년이었다
소설 토지를 좋아하는 전국의 카페 모임이 있는데
그 모임의 몇몇 회원들을 안내해
박경리 선생님께 인사를 드리러 갔었다
그 자리에서 철 없게도 우리들은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그렇게 질문을 했었고
선생님은
그렇게 말씀 하셨고
돌아오는 길 나는
일 잘 하는 사내라는 말이 한동안 목에 걸려
운전하는 내내 꺽꺽 울었다

그리고 선생님께
후일 만날 기회가 있어
일 잘 하는 사내란 말 때문에
울었다는 말씀을 드렸었다






선생님이 돌아가시고
49제날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
유고시집을 받아들고
한 장 한 장 넘기다가 이 시를 발견하고는
한 참 동안 목이 메었다


오래 전 선생님을 만나고 돌아와 썼던 시가 떠올랐다.



대화
- 박경리 선생님과-

                              고창영


선생님,
다음에
다시 태어난다면
만약에 다시 태어난다면
그 때도 작가가 되고 싶으세요?

아니
아니
나는 내 삶이 하도 고통스러워서
그래서 글을 썼어요
나는 손재주가 있으니까 건축가가 되고 싶어요
그것도
그것도 너무 꿈이 크다면
나는 나는
저 시골에
아주 깊은 인적도 드문 산골에
일 잘 하는 남편 만나서
이름 없는 시골 아낙으로 살고 싶어요
정말 이예요


일 잘 하는 남편






만나서......
님의 아픔 내게로 건너와
참을 수 없는 슬픔
투두둑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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