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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리 선생의 문향을 찾아서 - 진주문학기행을 마치고
등록자 공원지기 등록일자 2008.04.06
IP 210.100.x.80 조회수 1083


준비하는 동안도
또 행사를 마치고도
참 많이 힘든 일이 있었습니다
원래 앞서서 일을 하는 사람의 몫이려니 하지만

일을 하면서
왼쪽 가슴 아래께가 아파오곤합니다.

그래도
그래도
이런 글들이 쓰여지고
이처럼 행복해 하는 분들이 계셔서
그 아픔을 잊고 공원지기는 또 일을 만들고 시작합니다

진주 문학기행을 마치고 난 뒤 원주투데이에 글을 실었던
원주문협 정혜경 회원의 글을 소개합니다.


박경리 선생의 문향을 찾아서 - 진주문학기행을 마치고
박경리 선생의 진주여고 동창을 만나다

2008년 04월 02일 (수) 21:14:43 정혜경(한국문인협회 원주지부 회원) 


 소설 '토지' 1~ 5부에 나오는 진주로 향했다. 문향(文香)을 찾아 가는 길엔 봄이 먼저 반겼다. 햇살 조명 받은 파릇한 새싹으로, 구름 조명 받은 매화꽃으로 달려왔다. 원주시 문인 일행은 자작시와 즉흥시로 반기는 봄에 화답하면서 문향에 취했다.
 박경리 선생님이 수학한 진주여고엔 곳곳마다 숱한 발자취와 함께 세월이 숨 쉬고 있다. 신일이라 새긴 큼직한 돌이며 학교를 건립하게 된 사료들과 1925년부터 입었던 교복진열장에는 깊고 조용한 숨결이다.
 한 선생님이 안내하는 사무실로 들어갔더니 박경리 선생님의 동기 두 분과 후배, 그리고 진주시 문인, 학교 측에서 우리를 맞아 주셨다. 어찌나 고맙고도 황송하던지…. 팔순 넘긴 기억을 더듬어 친구(박경리)와 함께했던 육십 여 년 전 학창시절을 조곤조곤 알려주었다.
 "친구(박경리)의 손에는 늘 책이 들려 있었고, 그 눈동자에는 깊은 사색이 가득했어요. 키가 컸고요, 애국의 신념 같은 뚝심이 있었죠. 과묵하면서 매사에 반듯했지요. 그때 이미 대 문호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었다고 보고요" 우리는 박경리 선생님에 대해 줄줄이 물었다. 무슨 과목을 좋아하셨을지, 음악은 좋아하셨는지? 그때 교지나 문집을 만들 때 참여하셨는지? 국어, 음악, 체육과목에선 무얼 배웠는지, 학교에 다닌 학생들의 형편과 수준 등.
 두 분 동기는 당시 교육자체가 우리 백성을 황민화 시키려는 상황임을 설명하면서 궁금한 점을 모두 풀어 주려고 성심을 다해 답을 주셨다. 친구(박경리)얘기를 더 많이 들려주시려 두 분께선 기억 속을 달달 뒤집어 털었으리라.
 그 두 분 동창의 얘기를 듣는 중에 가슴이 절절 쓰리고 터질듯 답답하고 아프기도 했다. 앳된 여고생의 모습이 클로즈업 되어 아른거렸다. 일본노래를 불러야 하는 음악시간, 알파벳 한 자를 알려주기보다 노동과 잡일을 시키던 영어시간, 전시 중에 투입할 목적으로 주사, 붕대 감기 등 위생을 배우거나 달리기를 하던 체육시간의 상황을 같이 겪었고 황민화 시키려는 일제의 외압에 저항도 못하고 따라가는 나약한 사춘기 소녀! 일본에 휘둘린 굴욕과 치욕속의 학창시절은 얼마나 고달프고 힘들었을까?
 그 와중에서도 성적에 연연하지 않고 묵묵히 책에 심취 한 채 흔들리지 않은 한 여학생이 훗날 대작 '토지'를 집대성했다. 한국역사의 축소판 같은 진주를 통해 암울한 역사를 만대에 전하는 일을 해 내신 박경리 선생님을 생각만 하면 가슴이 벅차오른다. 그런데 우리 곁에 계시고 더욱이 원주에 계시니 얼마나 감사한지!
 촉촉이 내리는 봄비를 맞으며 진주에서 맘껏 들이킨 문향이 솔솔 풍긴다. 꽤 오래 갈 것 같다. 매화 향 같은 진주여고와 솔 향 같은 진주성(충무공 김시민과 진주민의), 진주비단 향에 붉디붉은 동백꽃 같은 논개 향이 아우르며 문향으로 풍긴다.
 "진주시민의 가슴에 있는 충절의 피가 '토지'에서 은은한 향의 꽃으로 피어났다"하여 진주시민과 동창의 가슴에도, 원주시민과 우리 민족의 마음마다 향기로 채움은 가슴 뭉클하고 뜨거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문향이 스러지기 전에 '토지'를 통해 재충전 하련다. 진주를 통해 특별하게 보여준 1900년대를 작품에서 다시금 찾아보련다. 역사의 숨결을 한껏 음미해보련다. 그리고 원주의 시민으로써 또한 한국인으로써 버릴 것과 찾을 것을 진지하게 가려 작은 꽃 하나 피우리라. 

 ※가물 때, 원주에서 비를 몰고 와서 고맙다는 찬사와 함께 정성을 다해 안내를 해주신 진주시 문화관광부와 진주여고 관계자님들, 그리고 박경리 선생님의 동창 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또한 우리에게 '토지'의 문향을 찾도록 지원해 주신 원주시에 감사를 드립니다. 헌신적으로 수고하신 토지문학공원 소장님, 한국문협 원주지부장님과 집행부에도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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