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리문학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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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 공원지기 등록일자 2008.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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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여행을 위해 가방을 꾸리던 일이 생각납니다. 
아무래도 여러 날 외국에 나갔다 와야해서
이것 저것 필요한 것이 많아 보였습니다.
짐을 넣다보니 가방이 작은 것 같아 큰 가방으로 바꾸어 다시
담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가방이 일단 커지고 보니 넣을 것들이 더 많이 생겼습니다.
이렇게 이것도 필요할 것 같고, 저것도 필요할 것 같고...
그렇게 가방을 싸서 여행을 떠나는 날 아침,
공항에 도착하기도 전부터 이미 후회는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너무 무거운 가방이 벌써 골칫거리였기 때문입니다.
버릴 수도 없고, 어디에 맡길 수도 없고
그 짐가방은 말 그대로 그냥 짐이 되어
여행 내내 나를 괴롭게 만들고 말았습니다.



한비야의《중국견문록(中國見聞錄)》을 조금 더 일찍 읽었더라면
이런 우를 범하지 않을 걸 그랬습니다.

나는 배낭을 가볍게 싸기로 유명하다.
배낭을 쌀 때의 원칙은 이렇다.
제일 먼저, 넣을까 말까
망설이는 물건은 다 빼놓는다.
꼭 필요한 것 중에서도
여러 용도로 쓸 수 있는 물건에 우선권을 준다.
또한 이미 넣은 물건은 되도록 무게를 줄인다.
이렇게 최소의 최소를 추려서 다니니
뭐든지 하나씩이고 그 하나가
얼마나 소중하게 느껴지는지 모른다.

여행도,
인생도,
가벼운 배낭이 좋은 걸 너무 늦게 깨달았습니다.

요즘 전 무거운 삶의 가방을 가볍게 하고 싶어 가방을 열어 보고 있습니다.
뒤적 뒤적 무엇을 내려 놓아야 하나
꺼내놓아야 하나
고민인데
하나 하나 마다 모두다 이유가 있어서 들었다가 내려놓고
또 들었다가 내려 놓고 맙니다.

살 수록 가벼워지기는 커녕
더 무거워만 지는 삶의 가방이
짐이 아니고 가벼운 여행 배낭이 될 수 있도록
욕심의 짐덩이를 가장 먼저 꺼내야 겠습니다

쉰 목소리를 내는 감기가 떼쓰는 아기처럼 붙어 있는 아침에 공원지기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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