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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리씨 6년만에 새 글] 생명·창조주 향한 노작가의 예찬(2006. 7. 27)
등록자 토지문학공원 등록일자 2007.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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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리씨 6년만에 새 글] 생명·창조주 향한 노작가의 예찬


원로 작가 박경리(80)씨가 강원도 원주 토지문학관에서 6년 만에 세상으로 글을 띄웠다. 월간 ‘현대문학’ 8월호에 실린 원고지 80장 분량의 ‘가설을 위한 망상’이 그것.

굳이 가설이나 망상이라는 단어를 조합해 제목을 단 데는 노작가의 안구에 어른거리는 세상사에 대한 아득한 망설임이 투영되어 있다. “젊었을 때는 그래도 용케 되잡아오곤 했는데 요즘에는 아예 얘기 줄거리가 행방불명이 되고 마는 경우도 있습니다”라든지 “좀더 솔직히 고백한다면 달밤에 도깨비와 씨름하는 것 같아 원고를 휴지통에 집어던지고 싶은 충동도 여러 번 느꼈습니다”라는 문장에는 글을 대하는 그의 경건한 마음이 한껏 묻어난다.

“인간의 가장 깊숙한 곳에 비밀스럽게 내장되어 있는 생각은 흔적도 형체도 없습니다. 따라서 한계도 없고요. 생각은 그것이 선험이든 경험이든 밖의 사물을 매개로 하여 시작되고 진행되는데,네 그렇지요. 분명 그렇습니다. 한데 갑자기 가슴이 왜 이리 답답하고 눈앞이 캄캄해지는 걸까요.”

글의 주제라 할 문명과 인생,그리고 땅과 생명에 대한 상념이 그만큼 깊어지면서 노안이 흔들리고 있음을 눈치챌 수 있는 대목이다. 2003년 4월부터 6월에 걸쳐 장편 ‘나비야 청산 가자’를 ‘현대문학’에 연재하다가 중단한 것을 제외하면 에세이 류로는 2000년 3월 ‘다시 Q씨에게’ 이후 6년 만에 발표한 이 글은 목련이 흐드러지게 피었던 지난 4월 시작해 지난달에 완성했을 만큼 도저한 내적 성찰이 담겨 있다. 무엇보다도 생명에의 의지와 그것을 가능케 한 창조주의 힘을 예찬하는 데 할애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창조주는 바람과 물과 불,그리고 땅이라는 생존의 조건을 만들어놓고 능동적,또는 자결권,자유를 부여한 생명을 세상에 풀어놓았습니다. 비록 한시적이며 유한한 여정일지라도,허상이라는 느낌이나 깨달음조차 살아 있다는 인식 아니겠습니까.” 그러나 박씨는 다음 대목에서 핵무기와 생화학 무기를 만들고 전쟁을 일으키는 인류의 문명을 가열차게 비판한다. “진실로 인류가 불행한 것은 자결권의 남용입니다. 자결권의 남용에는 멸망이라는 싹이 숨어 있습니다.”

토지문학관에 분기별로 들어와 글을 쓰는 후배 작가들을 위해 직접 시장을 보고 밥을 짓는 하숙집 아줌마의 자상함 뒤로 언뜻 공허함을 내비치기도 하지만 박씨는 슬픔과 불행을 체험하며 마침내 터득되는 행복감을 창조주를 향한 한 편의 시로 드러내며 글을 갈무리하고 있다.


“세상을 만든 당신께

당신께서는 언제나
바늘구멍만큼 열어주셨습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어떻게 살았겠습니까

이제는 안 되겠다
싶었을 때도
당신이 열어주실
틈새를 믿었습니다
달콤하게 어리광 부리는 마음으로”



【국민일보  정철훈기자】
[박경리씨 6년만에 새 글] 생명·창조주 향한 노작가의 예찬(2006. 7.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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