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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전국 대학생 박경리 작품 홍보대회 최우수상 수상작
등록자 박경리문학공원 등록일자 2017.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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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전국 대학생 박경리 작품 홍보대회 최우수상 수상작 - 연세대학교 박민우

<생명의 아픔> 리뷰

1. 상품과 경쟁의 시대와 청년

나는 24살이다. 3학년 2학기를 앞두고 있다. 내 주변에선 취업을 준비해야하는 시기가 코앞에 왔다고 난리다. 무서웠다. 내 또래 사이에서 우스갯소리처럼 올라오던 ‘인구론’이라는 신조어가 머리에 스쳐갔다. ‘인문계 90%가 논다‘라는 줄임말이다. 나중에 내 발 뻗을 자리 하나. 걸치고 다닐 옷 한 벌, 그리고 밥벌이를 위해서라도 가만히 있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청년의 성공을 돕는다는 청년취업프로그램을 신청했다. 취업을 위해 우리는 ‘자기소개서’를 쓴다. 어쩌면 ‘상품소개서’이라는 말이 더 어울릴 것이다. 기업에 입사하기 위해 자기 자신을 그대로 꺼내 놓는 일은 몰상식한 일이다. 그래서 나는 자소서 쓰는 시간이 괴로웠다. 실제 내 모습과 별개로 고용자인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이 되어야 먹고 살 수 있는 세상임을 알게 되었다.
지난날 보다 물질적으로 풍부해졌다고 해도, 지금의 청년은 아픈 세대가 되어가고 있다. 단지 최소한의 먹을 것, 입을 것, 살아갈 공간조차 허락되었으면 하지만, 그걸 위해 준비해야 하는 것이 우리를 숨 막히게 만들고 있다. 경쟁은 과열되고 취업을 위한 스펙의 요구는 더 높아져만 간다. 자신의 상품가치를 높이기 위해, 팔리기 위해, 우린 어린 시절부터 다른 사람들과 치열하게 살아간다. 그리고 근본적인 ‘나’를 잃어간다. 본래 젊은 청년의 시기가 가난하고, 모든 것이 완벽히 충족될 수 없는 시기이다. 그럼에도 청년의 때가 아름답다고 말하는 까닭은 미래에 대한 꿈과 신념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지금의 청년은 그렇다고 말할 수 있을까. 줄어드는 출산율의 이유, ‘헬조선’이라며 우리의 터전을 자조하는 까닭, 지금의 청년이 왜 그렇게 힘드냐고 물으신다면, 나는 개성의 시대지만, 자신을 잃어가는 세대라, 꿈이 없는 세대라 그렇다 말하고 싶다. 나도 치열한 경쟁 속에서 밝은 미래를 꿈꾸기 어렵고, 살아가기 막막하단 생각만 든다. 이러한 우리의 삶 가운데 <생명의 아픔>은 동떨어져 보이는 ‘생명’, ‘공생’에 대해 말하고 있다.

2. 박경리, 청년에게 ‘생명 사상’을 말하다.

박경리라는 사람의 생각을 어떻게 말할 수 있을까. 그의 사상을 요약하자면 ‘생명 사상’이라 일컬을 수 있다. 생명 사상은 그의 작품인 <토지>에서 잘 드러난다. 원고지 4만 여장의 분량의 장편 소설이며 그 등장인물 수도 700명에 가까운 <토지>는 그 많은 등장인물 속 중심인물이 있어도, 모두가 주인공이다. 특별한 주인공이 없어도 각각의 인물들은 실핏줄처럼 뻗어나가 그들의 방식대로, 제각기 자리에서 온 힘을 쏟으며 살고 있다. 하나의 세상을 이루고 사는 그들 중 의미 없는 존재는 없다.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개화기부터 독립하기 전까지는 그 어떤 때 보다 우리나라에 암울한 시기였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독립이라는 꿈이 있었다. 침탈로부터 지켜내고자 한 나라의 정신과 의지가 있었다. 작품 속에도 박경리 작가의 ‘아무리 가난한 사회여도 믿음이 있다면 생명이 있다’는 생각이 잘 드러나 있다. 등장인물부터 배경까지, 살아가는 치열한 모든 것에 의미 없는 것은 없었다. 생명 사상의 본질은 이것이다.

“사람뿐만 아니라 이 세상에 생을 받은 모든 생명은 다 살고 싶어 한다, 어떠한 역경속에도 살기를 원한다. 영웅같이 죽는 것보다 초근목피로 삶을 이어가는 것이, 그것이 진실이다. 사는 것 이상의 진실은 이 세상에 없다.” - <생명의 아픔> p. 61

왜 살아 있는 것 그 자체를 위해서 모두가 애쓴다는 것은 인간 뿐의 이야기가 아니다. 먹고 사는 것을 위해, 생명을 잉태하기 위해, 뿌리내리기 위해 모든 것은 필사적으로 살아가고 있다. 살아야겠다는 의지는 자기 자신의 실존을 의식하고 삶을 가능하게 하는 능동성이다. 그리고 생명만이 보유한 능력이다. 그래서 생명이 있는 것은 모두 아름답다고 말한다. 나는 청년에게 이러한 ‘생명 사상’이 청년의 고민들, 미래에 있을 근본적인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믿는다. 우리의 삶에는 많은 것이 필요해 보인다. 또 더 많은 돈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돈이 없으면 패배자가 된다는 생각이 만연하다. 그러나 그것은 진실이 아니다. 세상이 물질이 우리의 위에 있다고 착각하게끔 만들어도, 진실은 살아가는 것 자체가 의미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인류가 나아갈 길은 단순명료하다. 생명을 이끌고 살아갈 수 있는 것은 물질적인 발전과 겉으로 보이는 풍요와 장식이 아니다. 먹을 것, 입을 것, 주거의 확보, 사실 이 같이 생존을 위한 기본만 보장이 된다면 우리에게 두려울 것이 없다. 그리고 근본적으로 살아가는 데, 기본을 보장하는 것이 지구라는 터전이며 땅이다. 발전에 균형을 찾고 생명을 중시하고 환경을 지키는 까닭도 다 이와 같이 있다. 우린 필연적으로 공존하기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살아야하며, 살아가기 위해 공존해야 한다.

3. 그리고 삶은 계속 된다.

“이 세상에 원해서 태어난 사람은 없다. 사람뿐이랴, 존재하는 생물, 그 일체는 결코 원해서 태어난 것은 아니다. 신물 나게 되풀이되어온 질문이지만, 그러면 그것은 누구의 의지에 의한 것인가. 아니, 그것을 따지기 전에 생명의 본질을 알지 못한다면 누구의 의지인가. 그 해법은 없다.” - <생명의 아픔> p. 64

박경리라는 작가 또한 자신의 자리에서 치열하게 싸워왔다. 또한 현대 사회의 모순과 잘못됨에 진심으로 통곡하고, 아픔을 나누는 자세로 살아왔다. 그는 떠났지만 삶으로, 작품으로 우리에게 살아가는 것 자체의 의미의 가치를 말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의 삶은 계속될 것이다. 여전히 자본주의 논리가 사회에 지배적으로 자리할 것이다. 저성장, 저출산 시대를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다. 모두가 드라마 속 꾸며진 삶을 만끽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꿈이 닿을 수 없는 물질의 충족에 있는 것이 아니라면, 우리는 절망하지 않을 것이다. 생명은 본질적으로 헤매는 삶을 산다. 삶 자체가 미완성인 것 같이 진실을 찾는 길도 그러하다. 생명의 참 모습은 진실을 찾기 위해, 살아가는 길을 찾기 위해 몸부림치는 것이다. 박경리는 ‘인간의 역사는 진행하는 것이며 진행이야 말로 존재를 인식하는 것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자본주의의 논리에 길들여 자란 우리는 물질적 가치가 갖는 위상, 모든 것을 상품화 시키는 세상의 관점에서 다르게 보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박경리의 ‘생명 사상’은 우리가 걸어가는 길에 필요한 시야를 제공할 것이다. 앞으로 미래를 이끌 세대는 우리다. 물질에 벗어나 삶의 본질인 생명의 참 가치를 알 때, 악순환에 벗어날 수 있고 새로운 삶을 기대할 수 있다. 공생하는 법을 배우고, 우리를 품어주는 환경과 생명의 본질적인 가치에 집중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나는 이것이 진정으로 청년에게 필요한 메시지라고 생각한다. 우리 세대도 점차 돈을 더 번다고 해서 나아질 삶이 아닌 것을 깨닫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잘못되어 가고 있다는 생각을 알아도, ‘나’를 찾고 세상을 이해하는 길에서 어찌할 바 몰라도 삶은 계속된다. 그 때에 근본이 무엇인지 알고, ‘생명’ 과 ‘공생’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면, 우리는 살아가는 것. 세상 속 ‘나’ 가 어떤 존재이어야 하는 지 더 잘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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